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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여뭄세가 남다른 ‘연천 율무’

기사승인 : 2011-11-01 09:05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지난해 귀농한 아들 윤여진(왼쪽) 씨와 함께 율무를 재배하는 대흥농장의 윤대흥 씨.
율무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기도 연천에서 20여년 전 가장 먼저 율무 재배를 시작한 윤대흥(65) 씨. 윤 씨가 자부하는 ‘연천 율무’는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과 일교차가 큰 지리적 특성이 더해져 타 지역보다 여뭄세가 단단하다. 수확이 막 시작된 10월 초, ‘율무의 본고장’ 연천을 찾아 이를 확인해 보았다. 

매년 수확량 다르지만 여뭄세는 확실해
   
벼과의 1년생 초본인 율무는 1.5~2m까지 자란다.
“종자로 쓸 율무는 따로 수확해 햇볕에 일주일 정도 말립니다. 기계를 이용해 건조시킬 경우에는 고온에서 망가질 우려가 있거든요. 율무 종자는 연천군기술센터에서 모아서 이듬해 필요한 농가에 보급합니다.”

윤대흥 씨가 농가와 바로 근접해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건조시키고 있는 율무를 한 웅큼 집으며 설명한다. 1천여평에서 수확되는 1톤가량의 종자용 율무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낫으로 벤 후에 자연 건조시킨다. 율무의 색이 흰색부터 검은색까지 다양한 이유를 물어보니, 올해 일기가 좋지 않아 율무가 일정하게 여물지 못한 탓이라고 한다. 

윤 씨는 올 5월 말, 1만평 규모의 재배지에 율무를 심었다. 이는 지난해 콩을 심었던 자리인데, 연작장해를 막기 위해 매년 번갈아가며 콩과 율무를 심고 있다. 율무의 종류는 대부분 조현, 상강, 율무1호이다. 로터리를 치고 율무를 직파하면 수확 시기인 10월에는 키가 1.5~2m까지 자란다. 큰 키로 인해 잡초가 자라지 않아 제초작업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병충해에는 약하기 때문에 1년에 3~4번 방제를 해야 하나 이 역시 큰 키로 인해 수월하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방제는 1~2번에 그치고 마는데, 이러한 이유로 아예 유기농으로 전환한 농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율무 역시 기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농작물이라 수확량이 늘 일정하지 않다. 올 여름 많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9ㆍ10월 두달 동안은 ‘0’에 가까운 강우량을 기록하며 율무에 충분한 양의 수분이 공급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저조한 수확량을 보일 것이라고 임 씨는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저온현상으로 인해 수확량이 전체 파종한 양 대비 30%에 그쳤다고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연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율무를 선호한다. 연천은 10월 초에도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20℃를 기록할 만큼 일교차가 켜 율무의 여뭄세가 단단해지고, 이때문에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당량의 율무가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민간인통제구역 내의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것도 인기의 ‘한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약재로 쓰이는 율무, 탁월한 건강식

   
기후가 좋지 않아 수확시기에도 익지 않은 흰 율무와 검은 율무가 섞여 있다.
율무의 성분은 전분이 대부분이지만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 AㆍB, 게르마늄 등의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율무는 체내의 습(濕)을 원활히 배출시키게 해 몸을 가볍게 한다. 또 본초강목에서는 위장과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폐를 보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밖에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기미와 주근깨를 완화시키는 등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20여년 전에 서울 경동시장에서 한 한약 상인이 찾아왔어요. 한약재로 쓰이는 율무를 직접 재배해 보자는 것이었지요. 율무를 잘 모르던 때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자라더라고요. 귀한 만큼 시세가 좋았고, 당시에는 농가 소득으로 괜찮았어요.”

소득작목으로 급부상한 율무를 재배하는 농가가 차츰 늘어나 현재 1,000여농가로 규모가 확대됐다. 하지만 율무가 이만큼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율무 자체의 소득 때문만은 아니었다. 콩 재배지가 1,000ha에 이르고, 50ha에서는 ‘유기농 콩’이 생산될 만큼 콩의 주산지인 연천 지역에서 연작장해를 막기 위해 선택한 작목 또한 율무였던 것이다. 콩과 율무를 1년마다 번갈아 심는 것이 정설로 됐을 정도다. 
 
   
검게 익은 율무가 수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재배 규모가 확대되면서 율무의 시세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매년 수확량이 크게 차이나면서 율무의 가격도 3~4년을 주기로 최저 8만원(50kg 기준)에서 최고 20만원으로 차이가 상당하다. 

“농민들 마음이 그렇잖아요. 올해 가격이 좋다 싶으면 다음해에는 그 작목을 왕창 심으니까 그 해에는 가격이 폭락할 수밖에 없죠.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이 없어서 가격의 진폭이 큰 상태로 재배를 계속하고 있어요.”

윤 씨는 매년 달라지는 가격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지난해 귀농한 아들 윤여진(33) 씨와 함께 인터넷 직거래를 구상하고 있다. 취재 당일, 며칠 전 일본 구마모토 직매소를 견학하고 왔다는 윤 씨는 율무를 ‘소포장’으로 판매하고 가공까지 직접 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언젠가는 율무가 지역 특산물을 넘어 현대인의 필수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봐요.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찾거든요. 아들이랑 같이 계속 노력해 봐야죠. 허허.”
  
[미니인터뷰]
“율무의 부가가치 높이는 국내 유일 율무가공공장”
연천농협 율무가공공장 최상모 상무

 

 

   
 
율무 주산지 연천에는 율무의 도정과 가공이 함께 이뤄지는 국내 유일의 율무 가공공장이 있다. 연천농협에서 운영하는 공장은 지난 1993년 설립돼 오랜 기간 도정만 이뤄지다가  지난 2009년 ‘연천율무명품화사업’으로 일부 가공시설을 투입하면서 다양한 가공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율무가공공장의 최상모 상무는 “침전차로 이용하는 ‘통율무’와 미세분말가루인 ‘율무가루’, 증자처리한 ‘율무쌀’ 등이 수도권 전역에 유통되고 있다”며  “지난해 가공제품으로 낸 순이익은 2억5000만원 정도”라고 설명한다.

현재 출시되는 율무가루는 생율무를 갈아 만든 것으로 칼국수와 수제비 등을 만들 때 밀가루와 율무를 7:3의 비율로 섞어 반죽을 하거나, 요구르트와 꿀을 섞어 피부미용을 위한 팩으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바로 음용 시에는 배탈이 나기 때문에 이를 보완, 피율무를 원적외선볶음기로 볶아 분쇄한 ‘볶음율무가루’를 올해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율무는 벼과의 1년생 초본으로 도정한 율무쌀은 일반 쌀과 섞어 밥을 지어 먹는데, 단단한 식감으로 오랜 시간 불려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에 공장에서는 증기로 찐 증자처리 율무쌀을 출시해 밥할 때마다 불리는 수고를 덜었다. 가공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에는 83톤을 수매, 올해는 300톤의 율무를 수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율무의 수매 가격이 일정하지 않은 까닭에 공장에서 출시하는 가공제품의 가격도 일정하지 않은 애로사항을 안고 있다. 
 
   
가공공장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가공제품들.
“제품가격이 불안정해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율무의 수매가격 안정이 가장 큰 목표이고, 차츰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율무의 효능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홍보에도 더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사진ㆍ김신근 글ㆍ이경아

 연천농협 율무가공공장
     031-832-5776

이경아 기자  kyunga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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