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일송뉴스Biome

HOME > Biome

“겨울의 꽃 시클라멘, 겨울철 실내환경 최적의 작목”

기사승인 : 2011-12-01 10:21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에 위치한 은성농장. 

1,000여평의 유리온실에는 겨울의 꽃 시클라멘이 한껏 자태를 뽑내고 있다.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면서 도톰한 하트모양의 잎에 빨강, 주황, 분홍, 하얀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잎이 활짝 젖혀져 있는 것이 마치 여러 마리의 나비가 날개를 접고 앉아있는 듯하다. 시클라멘의 황홀한 자태를 보고 있으면 마치 이곳이 천국의 화원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별천지처럼 가꾼 이곳 은성농장은 1991년 국내 처음으로 시클라멘을 들여와 20년간 전념해온 화훼명인 채원병(60세)氏의 정성이 깃들여진 곳이다.

인터뷰를 약속한 10월말 늦은 오후. 채원병氏는 11월 18~20일에 열리는 ‘파주장단콩축제’의 준비위원장으로 행사준비 때문에 정신 없이 바빴다. 콩 재배농가가 아닌데도 콩축제 준비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죠. 수입이 없는 명예직이지만, 100만명이 방문하는 파주의 대표적인 농업축제이고 파주 농민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 기꺼이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고 한다.
채원병氏는 본인의 농사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사단법인 한국농촌지도자파주시연합회장, 경기도시클라멘연구회장 등을 맡으며 농업인의 대표역할까지도 하고 있다. 다행히 채 회장의 부인과 외동딸이 농장 일을 하고 있어 채 회장 본인은 외부행사에 전념할 수 있다. 

우수한 품질의 시클라멘 생산을 위해 일본산 고정종(F1)을 쓰고 생육기간을 길게
은성농장은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에 4,000평(유리온실 1,000평, 하우스 1,000평, 노지비가림시설 500평, 기타시설 1,500평)이 있고, 탄현면에 1,500평의 블루베리 농장이 있다. 적성면에 있는 은성농장은 분화로 재배되는 시클라멘, 보르니아, 운간초, 캄파눌라, 크리스마스로즈 등이 출하일정에 맞춰 재배되고 있다. 

은성농장이 위치한 파주시 적성면은 한반도에서도 추운 곳이다. 추운 기후를 감안하면 난방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은성농장은 추위에 강한 품종을 선택했고 난방비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은성농장 유리온실안은 李白의 「山中問答」에 나오는 “別有天地非人間”이라는 대목이 생각날 만큼 깨끗하고 아름답다.
“시클라멘은 얼지만 않으면 살 수 있는 품종입니다. 보르니아는 -5℃에도 버티고, 얼어도 살아남는 것이 운간초는 설날이후 출하하고, 캄파눌라는 -10℃에도 살지요.”

시클라멘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한 고정종(F1)으로 매년 10월에 파종해서 13개월간 키운후 10월말부터 양재동 화훼공판장에 출하된다. 원가가 비싼 일본산 고정종을 쓰고 다른 화훼작목보다 생육기간이 길다. 우수한 품질의 시클라멘을 육성하기 위해서이다. 

“시클라멘 재배는 육상으로 치면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재배기간이 오래갈수록 잎수와 꽃수가 풍부해집니다. 7개월만에 출하되는 농가도 있지만 저희 농장의 것과는 잎수와 꽃수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시클라멘은 겨울철 실내에서 볼 수 있는 최적의 작목이다. 저온상태(10℃내외)에서 2개월 이상, 고온(25℃ 이상)에서는 15일 살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아파트 실내온도는 대부분 20℃ 이상입니다. 시클라멘이 오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꽃이 살 수 없는 환경은 사람도 살 수 없는 환경입니다.”

 
   
채원병 회장은 분화 재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화분 위에서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물길 위에 화분을 올려 놓으면 물을 빨아올릴 수 있도록 화분 밑부분을 길게 만든 저면관수재배기술을 개발했다

경기도시클라멘연구회를 조직하여 재배기술 전수로 품질을 높이고 시장확대에 기여 

채원병 회장은 1972년부터 20년간 낙농업을 했다. 낙농업을 통해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축사에서 나오는 폐기물 처리와 급격히 줄어드는 초지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면서 업종변경을 고려했다. 

그렇게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 화훼였다. 작은 면적에서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는 집약적 농업인 시설하우스 농업, 그중에서도 화훼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에서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농업부문의 블루오션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험도 기술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화훼농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던중 1991년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일본 선진농가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고, 당시 일본에서 최고 인기 화훼품종인 시클라멘을 접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색과 자태가 눈길을 끌면서 상품성 또한 좋았다. 시클라멘을 한국에 도입하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자신감과 열정을 함께 배워오면서 사업파트너이면서 평생동지인 일본인 종자판매상을 만나게 되었다. 채 회장은 그에게 “시클라멘 종자를 살 테니 재배에 대한 모든 것을 전수해 달라”고 제안했고, 종자상은 흔쾌히 동의했다. 한국에 온 채 회장은 시클라멘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일본인 종자상과는 매년 서로 방문하면서 재배상 어려운 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채 회장은 1994년 유리온실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화훼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경기도시클라멘연구회를 조직했고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에게 재배기술을 아낌없이 전수해주며 내수와 수출에 힘썼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일본에 시클라멘 분화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고,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2010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 화훼특작부문 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채원병 회장의 재배노하우는 손끝에 있다고 한다. 재배방법은 책과 인터넷에 다 나와 있지만 올해처럼 여름철에 52일간 쉬지 않고 올 경우에 대비한 방법은 하루 아침에 터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꽃을 만졌을 때 전해오는 느낌을 알 수 있는 경지를 말한다고 한다.

 

시장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키워야 생존할 수 있다

농촌지도자파주연합회 회장으로서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채 회장은 화훼시장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몇 해 전까지 절화가격보다 분화가격이 좋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절화농가가 분화로 업종전환을 했지요. 분화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절화농가의 시장참여로 분화시장 품질은 하락하고 물량은 넘쳐 시장가격이 엉망이 되었고, 반대로 절화시장은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절화농가와 분화농가가 같이 죽게 되고 맙니다.”
또한 “사촌의 떡도 커야 먹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신토불이’로 아무리 호소한들 원산지를 속이고, 무늬만 친환경제품으로 속이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현재 농산물 가격동향에 대해 “현재 농사일로 생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므로 정부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에 맞는 보조금 체계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는 농업이 다른 산업에 많은 양보를 하고 손해를 보았지만, 그렇다고 농업이 경쟁력이 없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국가 기간산업이고 생명산업이니 만큼, 다른 산업분야의 잉여금을 농업의 보조금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을 종합해 보면, “농업인은 생명산업 지킴이로서 최상의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사명감과 나만의 전문품목을 생산한다는 전문가적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고, 국가는 농업인의 최저생활보장을 책임질 수 있도록 보조금 체계를 완성하고, 소비자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내 일만으로도 바쁜 세상에 농업인 전체를 생각하고, 수입이 되지 않지만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서 발벗고 나서는 채원병 회장의 행보에서 파주지역 농업은 물론 대한민국 농업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글  김신근

은성농장(은성농장.kr)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 368-2
(031-959-7857)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국제농업개발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