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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명품사업단 崔秉龍 단장

“쌀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쌀이 아니라 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기사승인 : 2012-03-01 13:20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우리나라 쌀 시장 개방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합의되면서, 이후 최소시장접근(MMA, minimum market approach)에 의한 쌀 의무 수입량을 수입해오다가, 2015년부터는 전면개방을 하게 되었다. 정부는 국산 쌀보다 가격이 싼 수입 쌀의 국내시장 유입은 쌀 전업농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 대책이 논의되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정부의 대책마련이 부진한 가운데 쌀 전업농을 대표하는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에서는 수입 쌀과의 경쟁을 가격이 아닌 맛과 품질로 경쟁한다는 명품쌀 계열화 종합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조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명품사업단 최병룡(59) 단장을 만나 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정부의 양곡(쌀) 정책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쌀에 대한 정책은 목표가격을 올려달라, 공공비축미를 늘려달라 등 농민의 요구사항에 대하여 정부가 적정선을 결정하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쌀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는 소비자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쌀 정책은 쌀 산업에 대한 지속가능성에만 주력했지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는 소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되는데 대비한 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쌀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 변경이 있어야 합니다. 
우선 정책방향을 저렴한 쌀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맛있고 영양가가 높은 밥을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년간 규모로 볼 때 쌀 시장은 9조6천억원이지만, 밥 시장은 40조원으로 쌀 시장의 4배 규모가 됩니다. 이처럼 부가가치가 큰 밥 시장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소비자가 참여하고 동참시켜 쌀 산업발전이 아니라 밥 산업 발전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쌀이 아니라 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있어 쌀은 주식(主食)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벼를 재배하는 농촌에 대한 정서적인 안정감, 논(畓)이 제공하는 산소공급ㆍ수량조절ㆍ국토균형발전 등 공익적인 역할 등 다원적인 기능을 제공해왔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소비자에게 쌀의 다원적 기능과 애국심에 호소하기에는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쌀에 대한 인식은 옛날처럼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먹거리로서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값싼 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품질 밥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또한 즉석밥 시장의 규모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2,500억원 규모의 즉석밥 시장은 매년 2~30%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3조엔 시장인 것을 볼 때 우리의 즉석밥 시장도 앞으로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 2015년 이후 한국 쌀시장에 진출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칼로스 쌀로 진출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부가가치가 훨씬 높고 관세가 없는 즉석밥 시장으로 진출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태국이나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자의 트렌드와 쌀시장에 대한 예측결과 우리의 대응은 값싼 쌀이 아니라 명품밥으로 승부를 해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명품사업단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희 연합회는 쌀농사를 전업(2ha 이상)으로 하는 농업전문인들이 우리나라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99년 결성하였습니다. 연합회는 전국에 76,000여명의 회원이 있는데, 이들 회원들이 영농하는 쌀농사 규모는 국내 쌀 생산의 60%(대리경작 포함)를 차지합니다. 이렇게 국내 쌀 시장의 절반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저희 연합회는 앞으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연합회는 종전의 다수확 위주의 생산방식에서 고품질 쌀을 생산하는 정책으로 변화만 주면 명품쌀을 생산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농법도 다수확 농법이 아닌 질소질을 적게 주어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수확할 때 쌀에 흠이 가지 않도록 콤바인 속도를 늦추고, 건조도 열풍 건조하지 않고 원적외선 건조를 하고, 보관도 냉장 보관하면 됩니다. 이렇듯 명품쌀을 위해서는 생산, 건조, 저장, 가공의 전과정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생산보다는 홍보와 유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명품쌀 소비확대를 위한 홍보와 유통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까요.

   
 
현재 대중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공기밥의 원가는 200원입니다. 그런데 고품질 쌀로 밥을 하면 원가는 400원이 됩니다. 소비자에게 200원짜리 그냥 공기밥보다 명품쌀로 만든 400원짜리 공기밥을 먹는 것이 재배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좋다는 홍보를 해야 합니다. 
지금 소비자들의 의식에는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본인을 포함한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질 좋은 쌀을 먹겠다는 욕구가 강합니다.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합니다. 
우리는 평생 밥을 먹고 있는데, 밥을 맛있게 짓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성능 좋은 전기밥솥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밥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고, 이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6개월의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합니다. 우리도 고품질 쌀의 생산단계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밥을 맛있게 짓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쌀은 도정후 1주일 후면 산패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일본은 쌀 냉장고가 보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20kg짜리 포장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 맛있는 밥을 먹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쌀은 1주일 분량만큼 도정해서 냉장 보관해야 좋은 밥을 먹을 수 있고 가족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할 계획입니다. 
   
 
또한 「밥이 맛있는 체험식당」과 「쌀카페」 운영으로 명품밥을 홍보ㆍ유통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명품사업단은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협의하여 “밥이 맛있는 체험식당”을 위해 서울시 각 동별로 100개의 시범식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체험 식당에서는 고품질 쌀을 당일 도정, 당일 공급하여 소비자가 맛있는 쌀을 먹을 수 있도록 체험할 계획입니다. 시범식당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수도권에 3,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출입하는 지하철역과 고속도로휴게소에 “쌀카페” 300여개를 운영하여 명품 쌀과 가공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쌀가공협회에서 만든 떡, 떡볶이, 미분, 한과 등도 같이 판매할 계획입니다. 
“밥이 맛있는 체험식당”과 “쌀카페”는 3월말부터 운영할 예정입니다.

 

밥 이외에 쌀 가공식품에 의한 소비확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쌀 가공식품은 재고미, 수입미 등 값싼 쌀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명품쌀로 만들어 공급하는 것입니다. 
떡의 경우 현재 유통되는 떡은 시장에서 파는 떡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두텁떡과 같이 우리 전통의 고급스런 떡을 만들어 냉동으로 유통시키면서 아침식사를 건너뛰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도시락 대용으로 제공하면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떡볶이도 재고미, 수입미로 하지 말고 고품질 쌀로 만들면 훨씬 맛있을 것입니다. 
쌀음료도 현재 농가나 농협에서 하기 보다는 능력 있는 대기업을 참여시켜 시장을 키우면 음료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같이 쌀 가공식품을 쌀카페를 통해 판매를 하면서 소비자들이 왜 맛있는 밥을 먹어야 하는가를 홍보하면 고품질 밥시장은 충분히 성장하리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당부드릴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명품 소고기의 경우 일반 한우보다 6배가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쌀은 아직 그런 상품이 없습니다. 쌀은 정책적으로 가격이 형성되다 보니까 아직 명품쌀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저가의 쌀과 고품질 쌀을 포함한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희 명품사업단은 비싸더라도 고품질 명품쌀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시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시장에서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이와 같이 시장의 다변화를 통해 우리 쌀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저는 30년간 농업인단체 실무책임자로 활동하면서 시위현장에서 일선에서 최루탄을 마시며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보니까 우리 농업은 세계 흐름 속에 따라갈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대해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가 결국 경쟁력 있는 대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농업인을 대표로 해서 목소리를 크게 하는 세력도 있어야 하지만 대안을 준비하는 세력도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저희 명품사업단은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뜻을 같이하는 분들에게 우산과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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