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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좋아 함께한 60년, 한국관상조류협회 이정우 회장

“자연과의 교감은 새와 함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기사승인 : 2014-06-01 13:16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10대 초반부터 새가 좋아 집에서 키우고 새를 찾아 탐조여행을 떠나던 소년은 어느덧 70대 중반에 이르러 대한민국 최고의 조류학자가 되었다. 60여년간 새와 함께한 老학자는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를 소개하고 후배를 양성해왔다. 또한 온 국민이 새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조류테마공원 조성을 통해 새와 인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관상조류협회 이정우(75) 회장을 만나 60여년간 새와 함께 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같이 있는 민감한 새들 때문에 연구실도 36년간 그 자리에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동서조류연구소. 이곳은 이정우 회장이 36년간 조류 연구를 해온 터전이자 함께 지내는 새들의 보금자리이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안녕, 사랑해’ 등 구관조의 시끌벅적한 환영인사와 함께 여러 마리의 박제된 새가 맞이했다. 또한 옥상에는 다양한 새가 고운 자태를 자랑하며 새장 가득 있었다. “동물(새)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무실을 옮긴다는 생각도 못한다”고 새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이정우 회장이 36년간 이곳에서 줄곧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인터뷰 도중에 손님이 찾아왔다. 마포구청 공원녹지과 직원이었다. 그는 조그만 새를 마른 수건에 조심스럽게 담아왔다. 알에서 나온지 일주일이 되지 않은 직박구리 새끼였다. 둥지에서 떨어져 허둥대는 녀석을 아이들이 발견하고 신고하여 이곳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이정우 회장은 새끼 직박구리의 상태를 살펴보고 모이를 주고 새장에 넣어준다.
“이렇게 어린 새는 동물병원에서도 살리지 못합니다. 이곳에서는 어린 새에게 먹이도 주고 돌봐주어 어느 정도 상태가 회복되면 자연에 돌려보내주고 있습니다.” 
이곳 사무실은 이정우 회장이 새를 연구하기도 하지만 서울시내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버려진 새를 치료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호기심 많은 소년시절부터 새를 찾아 떠났던 60년, 희귀 조류 서식지 발견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도
   
▲ 1958년 7월 국내 최초로 꾸며진 지리산 자연생태계 조사반. 이정우 회장(우측 두번째)과 원병오 박사(좌측 세번째)가 보인다

이정우 회장은 12살부터 집에서 새를 길렀고, 평생을 새와 함께 지냈다. ‘아는 것이 새 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 고향이 부산인 이 회장은 소년시절부터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낙동강에 자주 가서 여러 종류의 새들을 보면서 자랐다. 중학교 시절부터는 낙동강의 철새 도래지, 창녕의 두루미 도래지 등에 답사를 오거나 국제세미나 발표준비를 위해 방문하는 서울의 유명대학 교수들에게 철새도래지를 안내하면서 친분을 쌓기도 했다. 안내를 하면서 이들 교수에게 새들의 서식에 대한 각종 지식을 전수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한국전쟁 직후라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때였다. 이런 가운데 새를 기른다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다. 당시 잉꼬 한 쌍의 가격은 쌀 한 가마 가격일 정도로 비쌌다. 그러나 소년 이정우 회장은 새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다. 한 번은 부산 부두에 파란색 모란앵무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가지고 있던 일제 자전거를 팔아서 새를 사서 부모님께 무척 혼났던 기억도 있다.
또한 이정우 회장은 동물사체가 그대로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동물(새)박제를 배워 하나씩 하고 있었다. 또한 당시 약재를 팔던 건재상에 사냥해서 잡아와 팔려고 걸어놓은 독수리ㆍ두루미 등을 보면서, 저것들을 표본해서 연구실에 영구히 보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동물박제를 배우게 되었다. 
군 제대후에는 이화여대 의과대학 의예과 동물학 교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교직원 신분으로 외부 교수의 연구를 보조해주고 해부학에 필요한 학술연구용 동물을 관리했다. 이와 동시에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작업 시작했다. 학술연구원 허가를 얻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동물자원에 대한 채집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수집한 표본은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이 기초자료가 되기도 했다. 
이정우 회장의 새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이 회장은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조류 서식지라고 생각하고 30여년간 무인도를 찾아 다녔다. 서해안에서 동해안, 남해안에 있는 무인도를 다니면서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의 희귀한 저어새의 서식지를 발견하는 등 여태까지 발견되지 않은 각종 해양조류 서식지를 발견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자연다큐멘타리 제작지원으로 시청자에게 ‘한국의 새’를 알리고, 학교에서는 후배 양성에 최선

   
 
1980년대 들어서 컬러TV가 보급되면서 각 방송사에서는 자연다큐멘타리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방송사 입장에서는 조류에 대한 현장과 연구를 병행했던 이정우 회장이 프로그램 제작에 적임자였다. 이후 20여년간 ‘한국의 새’, ‘한강의 사계’, ‘DMZ의 사계’ 등의 다수의 자연다큐 프로그램이 이 회장의 자문과 동반탐사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신문사에서 기획하는 ‘한국의 야생화, 한국의 새’ 등의 기획기사에 조사단장을 맡기도 했다. 요즘도 ‘TV동물농장’에 새가 나오는 것을 꼭지는 자문을 해주고 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동물박제에 대해서 60대에 들어서 문화재청이 실시한 박제사 자격시험을 거쳐 국내 제1호 박제사가 되었다. 그리고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삼육대학에서 관상조류학과 동물표본학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후배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자연과 교감은 새와 가까이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새와 교감할 수 있는 조류테마공원 건립 시급

   
▲ 이정우 회장은 인간과 조류와의 교감을 위해 조류테마공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일본 고베에 있는 화조원.
이정우 회장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새와 함께하는 것인 정서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사람과 새와 가까이 하면서 힐링을 얻고 자연과의 교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주거형태가 단독이 많은데, 유럽에서는 테라스에 새장을 걸어놓고 기르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새를 많이 키운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에서도 새를 많이 키우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치인들이 평소 하는 말은 아침에 새소리 들으면서 일어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이야기 한다. 일본의 관상용 조그만 닭도 아침에 소리를 듣기 위해 개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인들의 새에 대한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이 대국이 되고 민족 결집력을 만들어 준 데는 새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는 차이나타운이 있는데, 이곳에는 아침마다 중국인들이 모여 간단한 체조를 하거나 담소를 나눈다. 이곳에 빨랫줄을 걸어놓고 번호가 붙어있는데, 중국인들은 이곳에 새장을 가져와서 걸어놓고 체조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눈다. 이때 나누는 이야기 속에는 자신이 키우는 새에 대한 이야기를 공통 주제로 화합을 다지고 있다. 
이정우 회장은 “우리도 새를 가까이 하기 위해 조류테마공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동물원이 오랫동안 있어 왔지만 곰ㆍ사자ㆍ호랑이 등 주로 큰 동물 위주였다. 맹수사를 하나 지으려면 규정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든다. 또한 전담 관리인이 있어야 하고, 관람객은 큰 동물을 한 번 보면 다시 보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 동서조류연구소에는 이정우 회장이 박제한 다수의 동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정우 회장은 문화재청이 실시한 박제사 자격시험을 거쳐 국내 제1호 박제사가 되었으며, 삼육대에서 동물표본학을 가르쳤다.
그러나 조류는 한 데 모아서 기를 수 있어 공간이 크지 않아도 되고, 사랑앵무(잉꼬)의 경우 변형종이 2000종이나 되는 등 다양하면서 화려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새끼 때부터 사람 손에 의해 길러지면 사람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새가 된다. 이렇게 길들어진 새는 손노리개 새로 사람과 교감이 생긴다.
이정우 회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싱가폴의 ‘주롱공원’ 만큼은 아니더라도 3000평 정도의 면적이면 조류테마공원으로서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 정도 면적이면 꿩과조류, 열대관, 연못물새 등으로 구분하고, 부화장, 육추실, 먹이조리실, 조류병원, 계류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표본관을 만들어 사체는 표본을 만들어 영구보전할 수 있고, 부상당해서 들어온 새를 이용한 부스도 별도 이용하면 좋은 구경거리와 더불어 멋진 체험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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