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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진행형이며 현재 진행형인 대재앙 “토양오염과 물 오염”

기사승인 : 2017-10-10 14:55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세계 각국의 1인당 물사용량 비교(출처 : Weekly공감, 2017.03.27.)

나는 여러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농대를 진학해서 축산업을 발전시켜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작은 영토의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산으로 둘러 쌓여있는 특성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 한국형 축산업이야말로 한국을 먹여 살릴 동력이 된다고 믿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농대를 들어가야 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농대 입학시험에 낙방했고, 합격한 친구들조차 부모님들의 반대로 다시 의대를 진학하거나 공대를 간 친구도 있어서 우리의 어설픈 ‘축산업 진흥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축산업이야말로 한국을 먹여 살릴 동력이 된다는 초기의 생각은 축산의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차차 우려로 바뀌어갔다. 축산 때문에 수입되는 GMO 사료의 량은 엄청난데, 이렇게 수입된 사료들을 가축들이 먹고 성장하여 다시 인간이 먹게 되어 질병에 노출되어 문제가 될 뿐 아니라 가축분뇨는 주체할 수 없이 넘쳐나서 토양과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농촌에서 살지 않았던 도시인들은 가축의 분뇨가 왜 예전처럼 퇴비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지에 대해 의아해하지만 과거 슬로우 푸드 시대를 살던 우리 인간들의 분뇨는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하여 지금 패스트푸드를 먹고 온갖 독성물질이 섞인 음식물을 먹기에 그런 음식을 먹고 나온 변도 퇴비로 사용하지 못할만큰 독성이 강한 것처럼 가축의 분뇨 역시 식물을 위한 퇴비가 되긴 커녕 어느 덧 토양과 수자원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며 선호도 1위 생수인 삼다수가 나오는 제주도가 지금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강과 논이 없는 제주도의 특성 상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만들어주어 소중한 제주 지하수의 원천이 되는 바로 ‘숨골’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한림읍 양돈장에서 넘쳐나는 축산분뇨를 몰래 배출한 일부 지역의 오염문제로 여겨졌지만 곧 숨골을 통해 제주 전역의 지하수를 오염시켰을 것으로 추정되기에 그 충격은 엄청나다. 삼다수의 판로뿐 아니라 제주도민의 생명줄이 끊어질 판인 것이다.

제주생태연구소 현원학 소장은 이미 2014년 기고한 글에서 “삼다수의 나이는 보통 25년 정도로 25년 전에 내린 비를 우리가 지금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화산토인 현무암을 투과하여 땅 밑으로 내려간 제주의 물은 지하에 보관되어 있다가 나온다”고 말했다. “환경오염으로 점점 마실 수 있는 물이 줄어들고 있고 2000년 초에 폐쇄된 제주 ‘서린 수원지’의 경우 질소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어 원인을 분석해보니, 30년 전 수원지 근처에 들어선 축산 단지의 분뇨 때문이었다”며 “먹을 물이 없는 섬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 지상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지상낙권을 꿈꾸지만 지하를 들여다보면 인디언의 삶을 살라고 땅이 말하고 있다”면서 ‘땅 속을 걱정하는 사람’과 ‘지상낙원을 꿈꾸는 사람’의 대립장이 바로 제주도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2012년 5월 8일자 신문기사에서는 가축분뇨로 인한 지하수 오염 문제를 이미 당시 우근민 제주지사도 잘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가축분뇨 냄새저감 시스템을 농가에 도입하기로 하면서 ‘숨골에 가축분뇨가 투입되면 삼다수에 치명타’라는 기사제목에서 제주 지하수오염 실태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제주 지하수 오염실태에 대한 보도는 별로 없었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제주도 내에서 이미 인식하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개선은커녕 오염은 점점 심화되어 오늘날 가축분뇨가 제주의 숨골을 다 메워버리는 최악의 사태가 터져 나오게 되었으니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제주 양돈산업 발전협의회에서 축산분뇨 숨골 무단방류사태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러나 이미 제주 지하수 오염사태는 수습의 한계를 넘어간 것으로 보이기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삼다수를 국민생수로 믿고 마셔왔던 삼다수 매니아들 역시 분노와 우려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마치 ‘땅이 숨을 쉬고 있는 것과 같다’하여 제주에서는 풍혈을 ‘숨골’이라는 표현하는데, 제주에서는 숨골은 사람의 생명 같은 역할의 장소로 여겨 신중하게 관리해 왔다. 하천이 잘 발달되지 않은 지역일수록 숨골은 지표수와 용천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 지역인 제주에서 지하수를 여과하고 머금는 중요한 역할과 지하수 오염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라는 두 개의 얼굴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숨골인 것이다.

한국에서 토양과 물의 오염은 동시 진행형이며 현재 진행형인 대재앙이다. 비단 제주 한림읍뿐이며 제주뿐이겠는가! 한국 농촌에 가보면 수십 년 간 비료와 농약과 생활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물질들로 인해 토양오염이 심각하다. 과거에 파놓았던 우물들은 제대로 마감처리 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으며 청정한 시냇물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수처리 시설이 도시에 집중되다보니 농어촌에 가면 집앞 냇가나 하천에 마구잡이로 양심 없이 버려지는 수많은 생활쓰레기까지 토양과 물 오염은 실로 엄청나다. 게다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가축을 생매장시키는 현실을 돌아보면 이런 전국적 토양과 물 오염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

식수로 사용할 물은 1급수가 되어야 하지만, 한국은 시기적으로 갯지렁이까지 살고 있는 3급수까지 전락하는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지역까지 생겨나고 ‘녹조라떼’로 뒤덮이는 강이 늘어나고 있는 심각한 물부족 국가이다. 이런 한국의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소중한 물자원을 함부로 낭비하는 현실도 큰 문제이다. 흔하고 어디서라고 원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물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 있다가 물 부족이 심화되었을 때 깨달으면 때는 너무 늦는다.

또한 이미 세계적으로 최고의 물로 인정받아 중국 국빈관에서 지정하여 4년을 국빈관인 ‘조어대’에 입성했으며 깐깐하기로 유명한 유럽의 인증기관 itqi에서 맛과 품질로 금상을 받았으며 국내 생수 중에 으뜸으로 꼽혀 10년 연속 최고의 생수로 인정받은 강원도 홍천의 ‘약산샘물’과 같은 국가적 보물인 소중한 물자원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일본에서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여 허드레물로 사용되어 국격을 실추시킨 바 있는 외국 생수 기준 이하의 물을 국가브랜드의 물로 연속 지정하면서 몇몇 대기업 생수회사에 지원을 몰아주는 어리석고 몰지각한 정부 행정의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잘못된 행정의 조속한 시정과 국민적 물 사용과 인식에 대한 대변혁, 비료와 농약 그리고 축산분뇨로 인한 토양과 물오염에 대한 신속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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