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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장

기사승인 : 2015-12-01 17:33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저희 집사람은 김장준비를 합니다. 사무실이 있는 가락동시장도 무, 배추 등 김장꺼리 거래가 분주합니다. 송년호 기념논단으로 「청와대 김장」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제가 청와대 김장꺼리 제공을 시작한 것은 1972년부터 1999년(김대중 대통령 임기 첫 해)까지 만 27년 동안 수행했습니다.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으나 제 나이가 일흔이 지났고 이제는 청와대 김장이야기 또는 주방이야기 등을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간혹 TV(주로 종편)을 보면 청와대 주방장 운운하며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서 실소한 적이 있습니다. 진짜 실력 있는 주방장은 나온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주방장을 한 문문술 운영관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대통령께 발탁된 후 1972년 이른 봄 서양채소 몇 가지를 재배하여 대통령 전용식당에 올려 보냈습니다. 아데쵸크(서양 엉겅퀴)와 휀넬, 적채,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콜라비 등이었는데 모두 처음 보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방장도 콜라비와 아데쵸크, 휀넬은 나도 처음 보니 앞으로 절대 가져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지금이야 전문지식을 가진 농민들이 알 수 있는 종류들이지만 대통령께서는 “나는 임자가 아무리 건강에 좋고, 영양가가 높다고 주장해도 내가 어릴 때 먹던 호박 잎사귀와 고들빼기, 비름, 쑥부쟁이, 돈나물과 돌미나리가 좋다”라면서 순수 토종나물 재배를 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산야에서 그냥 뜯고 캐고 하여 먹던 나물을 재배하여 보니 정말 힘들었고, 실패를 거듭하여 결국 강원도 정선시장에서 구입하여 공급한 적이 있습니다.

● 박대통령 시절의 김장담그기 행사
박대통령께서는 김장은 겨울철 반(半)양식이라며 김장담그는 날은 꼭 참관하셨습니다. 육여사님이 살아계실 때는 1,500포기를 담그다가 1974년부터는 1,200포기를 했습니다. 짐작컨대 김장을 담아 나누어 주는 곳이 몇 군데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에 한국산 김치는 일본에 전혀 수출을 못한 반면, 북한산 「모란봉김치」가 일본 조총련을 통하여 일본시장을 석권했습니다. 이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대통령의 표정에 놀란 저희들은 일본에서 거래되는 유리병 속에 담긴 북한 김치를 종류별로 분석했는데 품종은 포두련계통의 「무쌍」 배추로써 일본 다끼이 종묘가 개발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맛있다는 대통령의 평가에 우리는 불안했고, 조사연구결과 김장할 때 찹쌀 풀을 사용하는 것과 젓갈 맛이 한국 것보다 우수함을 찾아내었습니다. 지금은 북한산은 한 포기도 수출을 못하고 한국산만 수출되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청와대 김장 후 곧바로 시래기 타래 만들기 작업이 시작됩니다. 저는 너무 힘이 들어 짚으로 엮지 않고 철사 줄에 꿰는 방식을 응용했습니다. 한 해 동안 시래기 사용량이 1톤 트럭 한 대분입니다. 당시 김장담그기 책임자는 아역배우로 유명한 김정훈씨 어머니가 담당했습니다. 요즘은 무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청와대 김치 중에서 대통령이 잡수시는 것은 소금을 많이 넣어 매우 짭니다. 부잣집 출신 특보다 수석비서관들은 고개를 흔듭니다.
이러한 사용들이 벌써 옛날 추억이 되었습니다.

● 전두환 대통령의 김장
1979년 김장은 12. 12사건 10일전에 담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를 포함한 부속실 직원들은 그냥 근무했고, 대통령 전용 김장을 누구를 위해 담아야 하는지 몰라 대충 담갔습니다. 훗날 최규하 대통령께서 잡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마도 김장 맛이 황기 여사님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980년 이후부터는 김장, 무, 배추, 고추, 마늘 등을 돈을 받고 납품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도 1,200포기를 담갔습니다.
대통령 내외분의 김장배추 취향은 박대통령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순자 여사는 배추속이 뽀얗고 속이 단단하여 사람이 밟고 일어나도 부스러지지 않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김장 맛은 고춧가루 맛이라고 달고 매운 고추를 무척 중시했습니다. 이때 김장 총괄담당은 한식담당인 이주택 운영관이 했습니다. 이분은 원래 새마을 열차식당(SK가 운영했음) 주방장이었는데, 이순자 여사가 천거하여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한식요리는 경지에 도달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 노태우 대통령의 심장
1988년 가을 김장은 청와대 식당자체가 김이 빠져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교체되고 전 대통령때 사용하던 식기류도 전부 김옥숙 여사가 폐기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김장배추는 800포기로 줄어들었고, 샐러드용 서양채소 종류를 많이 요구했습니다. 이것들은 영애인 노소영 양의 부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시절 프랑스의 고급와인이 청와대에 많이 납품되었습니다.

● 김영삼 대통령의 김장
특이한 점은 없었는데 멸치젓갈을 유난히 많이 넣은 김치를 선호한다고 전해 들었고, 손명순 여사께서 직원들과 손수 담근다고 했습니다. 이 김치는 미국의 친지분들에게도 전달되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농장에 특별히 주문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이든 잘 잡수신다는 말을 부속실로부터 들었습니다.

● 김대중 대통령의 김장
김장배추는 장시간 동안 먹는 반찬이라서 간접경호 1호 대상품입니다. 만약 김치에 불순성분이 들어가면 찾기가 어렵고 문제가 터진 후에 발각되기 때문에 김장꺼리 소재 자체는 1차로 미8군 106 의무대의 검역센터를 거치고 이후 몇 곳의 검역기관에 분석을 하는 것이 정례화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부속실과 식당에서는 경상도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해 들었고 취임 1차 연도에 딱 한차례만 납품을 하고 손을 끊었습니다. 제 자신의 나이도 들었지만 문제는 그들이 멀리하고 싶은 인물대상이었습니다.
훗날 김대중 대통령께서 신임하신 주방장은 문문술 운영관이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이상과 같이 청와대의 김장담그기 내용을 회고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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