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상단여백
HOME 자연치유
저지방의 역설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승인 2018.01.09 10:48
  • 호수 360

1. 2년 전 시작된 '저지방의 역설' - 누명 벗은 돼지비계

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더 찌고 당뇨병 같은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는 '저지방의 역설'은 2년 전 미국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돼지기름을 포함한 동물성 지방은 비만을 유발하는데다가,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을 빼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를 정설로 여기고 지방을 피하는 데 주력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충격적인 논문이 발표되면서 이 정설은 뒤집히게 되었다. 당시 발표된 고발성 논문에는 지난 50년 동안 돼지기름 등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건 설탕 업체들의 로비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원래는 설탕이 비만의 원인인데, 설탕 협회가 관련 학회에 로비해서 설탕 대신 지방이 비만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는 것이다.
이 논문이 발표되자 학계에서는 적절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왔다. 또 인위적으로 구조를 바꾼 트랜스 지방이 아닌 자연 상태의 동물성 지방 적당량을 섭취하면 성인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발표되면서, 미국 내에서는 고지방 식단이 유행하기도 했다.

'저지방 · 고탄수화물' 선호하는 한국 여성 “대사증후군 위험 2.2배 높아”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졌던 동물성 지방이 미국에서는 오명을 벗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인 체질에 맞는 연구 결과라 한국인은 다를 수 있다" 논란이 있었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국내에서도 연구가 진행됐는데, '저지방의 역설'이 한국 여성들에게도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이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1만 5,5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지방을 적게 먹어도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으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 반면, 남성은 지방 섭취 비율과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졌다.
 
저지방 식단에도 비만도 높은 이유
한 언론사 취재진이 직접 만난 두 여성의 식단에서도 '저지방의 역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지방 식단을 추구하는 윤경숙 씨는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밥이나 빵을 먹어왔다. 윤 씨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하루 섭취 열량 가운데 지방은 15% 이하였지만 윤 씨는 비만 판정을 받았고, 고지혈증까지 앓고 있다.
윤 씨는 "빵이나 밥, 떡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도 지방보다 칼로리가 적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김한울 씨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 섭취해 왔다. 특별한 식이조절을 한 것이 아닌데도 김 씨의 비만도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이다.
 
‘많이도 적게도 안 돼’ - 지방 도대체 얼마나 먹어야 할까?
하지만 '저지방의 역설'을 피하고자 지나치게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지나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을 오랜 시간 유지하게 되면, 우리 몸에는 '케톤'이라는 물질이 쌓여 혈액이 산성화돼 쇼크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탄수화물 비율은 50% 정도 유지하는 게 좋은데, 다만 설탕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피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정제된 당을 섭취하게 되면 훨씬 더 빨리 분해돼서 쉽게 열량을 높이고, 에너지로 사용되게 되면서 인슐린 조절도 망가뜨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2. 지방 적게 먹으면 오히려 “대사증후군 위험”

여성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지방을 적게 먹어도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에게 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찌고 당뇨병 등과 같은 성인병 위험이 커지는 일종의 ‘저지방의 역설’이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죽상경화증 등 여러 질환이 한 개인에게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반면 남성은 지방섭취와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대사증후군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1만5,582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 중 지방·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과 ‘대사증후군 발병률’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은 지방을 적게 먹으면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군에서만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임상 영양학(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방 섭취 비율이 13.3% 이하인 여성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2.8% 이상일 때, 63.5% 이하로 섭취하는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2.2배 높았다”고 했다.
남성은 지방 섭취 비율과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탄수화물을 70% 이상, 지방을 22.4% 이상 섭취하는 남성은 탄수화물 섭취 61% 이하, 지방 섭취 15% 이하인 남성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2.9배 높았다.

이 교수는 “남녀 모두 70% 이상의 탄수화물 섭취는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높이는데, 적게 먹는 그룹도 섭취량이 60% 정도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권고량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라며 “적절한 지방ㆍ탄수화물 섭취량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교수도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 견과류, 생선 등에 함유된 유익한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극단적으로 지방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식사법에 대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료출처 : 세브란스 연구진, 1만 5500여명 조사 결과)

3. ‘단순당 역습’의 위험
저지방 식사로 인해, 탄수화물 섭취가 상대적으로 늘어, 대사 증후군 발생이 2배 가량 늘었다는 연구발표가 있다.
2016년 국제학술지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68년부터 1973년까지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9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식단 실험 데이터 분석 결과, 식물성 불포화 지방 섭취가 평균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전 세계 13개 연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동물성 포화 지방을 많이 먹어도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비슷한 내용의 연구결과는 또 있다. 미국 내과학회(ACP) 학술지인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서 55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화지방 섭취와 '심장병 발생 또는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사이에 어떠한 관련성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여지껏, 많은 사람들이 채소, 과일, 콜레스테롤이 적은 식물성 기름, 통곡물을 건강식이라고 믿어 왔으며, 동물성 기름은 몸에 좋지 않다고 피해 왔는데 우리는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고체 형태의 동물성 지방을 섭취하면, 소화액에 의해서 분해되어 전부 흡수된다. 섭취시에 고체형태라고 해서 혈중에 고체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동물성지방에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고, 실온에서 고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혈중에서도 고체 형태로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포화지방을 터부시하고, 불포화지방을 선호하는 문화가 생겼던 것 같다.
 
콜레스테롤 성분이 동물만 만들어 내는 성분이고, 지용성이라서 지방과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몸에 해로울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가 직접 생산하고,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은 일부일 뿐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소량이며, 오히려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섭취한다고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비만의 원인은 몸에서 만들어지는 '중성지방'때문이다. 중성지방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며, 당뇨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오히려, 포화지방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대사증후군과 당뇨를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다. 문제는 단순당, 고열량 인스턴트 식품이다.
 
결론은 혈압조절,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염증반응, 인슐린 반응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몸에 좋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과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결국, 단순당의 역습이 더 문제인 것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들이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양만큼 섭취하고, 적절하게 운동해서,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webmaster@iadi.or.kr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