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상단여백
HOME 건강
[미생물 특집 1] 항생제 대체할 미래의학 “분변이식분당서울대학병원 이동호 교수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승인 2018.04.16 14:27
  • 호수 363

‘분변이식(FMT, Fa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이란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좋은 미생물을 추출해 환자들의 장에 넣어주는 것을 말한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는 내시경을 통해 환자 장 속에 직접 이식하는 방법과 알약으로 복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분변이식이 시행 중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동호 교수에게 분변이식의 효과와 산업화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분변이식의 오랜 역사
놀랍게도 분변이식의 역사는 4세기까지 올라갑니다. 잘 관찰해보면 동물들은 직관적으로 질병에 걸리면 건강한 동료의 분변을 먹어 스스로 치료합니다. 그에 비하면 인간의 분변을 이용한 치료는 늦은 감이 있지요.

중국에서도 이질, 설사, 장염, 콜레라 등에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환자에게 먹여서 병을 고쳤다는 내용이 13세기 중국 의서에 기록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태형으로 인해 살점이 터져 감염된 경우나, 판소리하는 소리꾼들의 목 염증을 회복시키는데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수의사들도 분변이식을 하여 말(소)가 병에 걸려 먹지하고 토하며 죽어갈 때 건강한 말(소)의 (미생물이 많이 있는)위액을 추출해서 고쳤지요. 이처럼 분변이식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분변이식이 효과적인 이유는?
장은 소화기관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면역기관입니다. 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과 면역세포는 서로 친구 사이인데, 미생물이 없으면 면역세포가 훈련과 교육을 받지 못해서 혼란이 옵니다. 미생물이 면역세포의 트레이너인 셈이지요.
분변이식은 생명의 근원인 잃어버린 나의 친구이자 조력자를 다시 끌어들여 질병을 고치는 방법입니다.

하찮아 보일지도 모르는 분변이식으로 죽어가는 육신을 벌떡 일으키게 하는 힘이 있지요. 항생제 치료로 암은 치료되었는데, 정작 항생제로 인해 장이 망가지면서 유익균은 떠나버려 절망적일 때 마지막으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분변이식”입니다.

분변이식의 치료효과는?
분변이식은 건강한 기증자가 대변을 기증하면 이를 냉동보관 후 대장내시경을 통해 환자에게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외국에서는 건조시킨 후 캡슐화해서 흡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가 안 났습니다.

한번의 시술로 성공률이 90%에 달하며, 부족하면 2~3회 실시할 수 있습니다. 간혹 건강한 기증자라도 해로운 균이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부작용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분변에서 유익균만을 추출해서 처방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보험처리가 안되어 개인부담이지만 분변이식이 정통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으니 조만간 보험처리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분변이식은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가능한데,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대변뱅크”를 세워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을 냉동 보관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분변이식을 위해서는 제일 먼저 건강한 대변추출을 위해 기증자의 엄격한 선별이 중요합니다. 대변에 대한 검사는 혈액보다 검사항목이 훨씬 다양하고 까다롭습니다. 처음 대변을 받았을 때 균의 다양성과 숫자가 유지되면서 1년이상 보관도 가능합니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받아 체크해서 깨끗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앞으로는 국가와 지자체가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외국에서 캡슐형태의 대변이식술에 사용되는 '대변캡슐'(출처 : 21세기 질병의 새로운 해답, 마이크로바이옴의 길을 열다)

“분변이식”은 “미래의학”이다
동물실험에서 젊은 쥐의 혈액을 늙은 쥐에게 수혈해주면 여러 지표가 회춘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변도 마찬가지로 젊은 쥐의 대변에 있는 균의 종류나 구성이 늙은 쥐와는 완전히 다른데, 젊은 쥐의 대변에 있는 미생물들이 뇌세포를 성장시킨다든지, 노화를 막는 항 염증물질을 많이 분비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한참 젊은 10대 때 장내 미생물이 가장 다양하고 많지요. 나이가 들면서 미생물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부패균이 많아집니다. 염증이 많아지면서 염증물질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뇌세포를 손상시키면 치매가 되고, 근육을 녹이면 근감소증이 되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물살이 되면서 뼈만 남으면서 잘 걷지 못하면서 넘어져 골절이 됩니다. 요양병원에서의 마지막 과정이 바로 이런 것이지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요양비용으로 천문학적 돈이 지출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좋은 장내 미생물을 보충해주고 관리해주면 요양원, 요양병원에 지출되는 엄청난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백세시대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건강수명과 일반수명의 간극이 매우 큽니다. 수명은 늘어났지만 10여년간 누워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현실은 자식들과 국가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야기이고, 장수가 곧 축복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장내미생물 치료는 굳이 분변이식이 아니더라도 식품 속 좋은 유산균과 유익균을 활용하여 중년 이후를 잘 관리한다면 건강수명을 훨씬 더 연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의학이고 미래성장산업이 “분변이식”이다.
아기가 백혈병이나 임파종에 걸렸을 때 제대혈을 보관하여 사용하듯 머지않은 미래에는 자신의 가장 젊고 건강할 때의 분변(미생물)을 보관하였다가 퇴행성질환(치매, 심장질환 등)이나 노화에 접어들었을 때 사용하여 건강회복과 회춘이 가능한 미래의학이 분변이식입니다.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항노화, 노인성 질환을 치료와 예방의학에 활용하는 미래성장산업의 가능성이 큽니다.

유산균 마켓은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시장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58조원 규모입니다. 발효식품이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선진국 산업으로 유럽, 미국, 일본이 강국입니다.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프로바이틱스나 발효식품과 여기에서 추출한 신물질과 신약개발을 위한 정책으로 빨리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바이오 산업은 속도전입니다. 벨기에의 경우도 비만이나 당뇨에 영향을 주는 유익균에 대한 임상실험이 이미 들어갔다고 합니다. 빨리 임상해서 결과를 얻고 빨리 산업화, 상품화시켜야 선두주자가 되고 그렇지 못하면 고가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해외에서 사와야만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마이크로바이오옴 산업화 포럼”이 출범한 것은 매우 훌륭한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자들이 연구를 잘하고 의사들이 진료를 잘해도 이것을 활용해서 산업화 역량으로 만드는 것은 정치나 국회, 정부의 몫입니다. 시스템화되지 못하면 뛰어난 연구결과가 나와도 사장되거나 다른 나라가 먼저 상품화, 산업화하여 선두를 빼앗기게 됩니다.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바이오 식품이 강한 나라입니다. 즐겨먹는 김치 안에는 다양한 유산균이 있습니다. 같은 유산균이라도 김치에서 나온 것과 건강한 사람의 분변에서 나온 것과 치즈나 요구르트에서 나온 것이 조금씩 성상과 특징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발효식품을 외국에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김치나 장에서 뽑아낸 의학적으로 유용한 미생물을 제품화하면 훨씬 더 부가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우리나라에 적합한 산업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환자들에게 당부할 점이라면?
분변은 오랫동안 불결한 것이란 의식이 있었지만, 많은 의학적 논문과 검증을 통해서 이미 분변은 노폐물만이 아니라 치료의 보물인 엑기스가 함유되어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건강기능성제품으로 판매중인 프로바이오틱스 중에는 사람 분변에서 유래된 것도 많습니다. 병원에서도 처방하고 있지요. 분변에 대한 거부감 해소에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의학적 진실은 명백합니다.

항생제를 사용하고 장염에 걸려 잘못하면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이런 마지막 과정에서 환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의학적 근거는 충분히 많아요. 항생제를 과다 사용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더 적극적으로 의학에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해외에서처럼 손쉽게 치료가 가능한 캡슐형 분변치료법도 빨리 도입되길 바랍니다.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webmaster@iadi.or.kr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