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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재료가 최고의 전통주를 만든다.가양주 ‘오서주’를 재현한 태령주조장 김선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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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8 13:51
  • 호수 364

우리나라 전통주는 집안마다 특색 있는 가양주로 시작되어 일부 후손들만이 가양주의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태령주조장의 ‘오서주’도 외할머니인 장수 황씨의 가양주인 호산춘을 전통방식 그대로 재연하여 재조하고 있다. 김 대표를 만나 오서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위치한 태령주조장. 김 대표가 기자를 보자마자 주조장에 왔으면 술맛부터 봐야한다면서 3종류의 술을 따라주었다. 한 잔은 전통방식으로 만든 누룩으로 만든 오서주,로 달콤한 맛이 나면서 뒷맛의 여운이 남는다. 다음은 시중 누룩으로 만든 오서주로 전통누룩으로 만든 술보다 달콤함이 덜하고 향도 약하다. 세 번째 오서주는 시중 판매되는 누룩과 약산샘물로 만든 것으로, 전통누룩으로 만든 것과 크게 차이가 없게 느껴졌다.

김 대표는 “일반 누룩을 사용하고, 물만 바꿨을 뿐인데도. 맛과 향에서 전통방식의 오서주와 비슷해졌다.”면서, “전통방식으로 누룩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그만큼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되는 누룩으로 만들어도 물을 바꿨더니 전통에 가까운 맛을 낼 수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약산샘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호산춘으로부터 시작된 오서주
오서주의 호산춘에서 내려온 전통주이다. 호산춘은 황희 정승의 후손이었던 분의 호를 따서 만든 황씨 집안의 가양주이다. 김 대표의 외할머니가 장수 황씨 집안이었는데 항상 외가댁에는 이 호산춘을 가양주로 만들었었다. 어렸을 적 김 대표는 외할머니가 술을 빚는 것을 보기만 했지 어떻게 만들고 무엇으로 만드는지 몰랐고 만들기가 귀찮은지라 집안에서도 멀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맥이 끊어졌다.

김 대표에게 전통주의 맥을 이으라는 할머니의 뜻이 전해졌던 것인가? 우연찮게 2015년도 충남연구원에서 주최한 전통주 아카데미에 참석한 김 대표는 교과과정에 외할머니가 담았던 방식의 술을 소개되는 것을 보았다. ‘어! 저 술은 우리 외할머니가 만들었던 술인데…’라는 생각에 그때부터 술의 역사를 찾고, 맛을 재현하기 위해 살아계시는 일가친척들을 방문하여 물어보고 맛을 보게 하는 등 만들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여 지금의 오서주가 탄생한 것이다.

호산춘이란 이름으로 이미 제조 판매되는 술이 있어서, 우리나라 전통주를 잘 마시면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인근에 있는 약산으로 유명한 ‘오서산’의 이름을 따서 오서주로 명명하게 되었다.

전통방식으로 더욱 발전해가는 ‘오서주’
먼저 쌀과 물의 비율을 1:1로 죽을 쑤어서, 누룩을 적게 넣어 효모를 키우기 위해 일주일정도 발효를 시킨다. 요즘은 죽을 쑤는 것보다 간편한 방법으로 백설기를 만들어 물에 풀어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 밑술과 현미로 지은 고두밥을 섞어 2차 발효를 하여 용수를 박아 술을 채주하여 저온 저장고에서 숙성을 시키면 오서주가 만들어진다.
 


‘오서주’ 맛의 차이는 전통을 고수하는 정성에서 나온다
김 대표는 특별한 제조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그 말은 기교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전통주 제조하시는 분들은 모두 저온저장의 비법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나는 맛의 차이는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전통주라는 기본을 지키려는 슬로우 푸드의 초심을 잃지 않고 전통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담는 그릇을 스테인리스가 아닌 전통 그대로 숨 쉬는 항아리를 사용한다. 용수 또한 한 번에 걸러 기계로 짜내지 않고, 전통방식 그대로 삶은 대나무 박아서 하나하나 채주를 한다. 손맛과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것밖에 없다. 이 부분에서 다른 전통주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현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조상님들의 흉내는 내도록 노력한다.”며, 김 대표가 흉내를 내지 못하는 부분은 저온저장시설뿐이라고 말한다. 전통을 고집하는 것이 오서주의 특별한 비법인 셈이다.

최고의 재료가 최고의 전통주를 만든다
굳이 오서주만의 특별한 비법을 찾자면 재료의 차별화이다. 김 대표는 오서주를 시작할 때부터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술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남들이 다 한다고 해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술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물에서부터 오서주의 차별화는 시작이 된다. 초기에제조허가 때문에 수돗물을 끓여서 사용하였다. 우연찮게 지인인 카이스트 박창범 교수가 약산샘물을 가져와 막걸리를 담아보라고 권하였다. 약산샘물로 막걸리를 담가 맛을 보았더니 수돗물로 만든 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차이를 보였다.

막걸리에서 차이를 보였다면 우리 전통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약산샘물을 구입하여 전통주를 빚기 시작한 것이다. 사용해보니 물을 바꾸고 나서 생기는 차이가 생각 외로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고의 물이 최고의 술을 만든다”
먼저 맛에서 차이가 났다. 전통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시중에 판매되는 누룩을 사용해도 전통누룩을 사용한 맛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약산샘물로 물만 바꿨을 뿐인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 완전한 전통방식이 아니라도 전통에 가까운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3월 20일 수돗물로 담근 술(좌측)과 3월 24일 약산샘물로 담근 술(우측). 수돗물로 담근 술은 밥알의 형태가 아직도 남아 있지만 약산샘물로 담근 술은 밥알의 형태가 일그러져 발효가 빨리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발효기간이 절반으로 앞당겨졌다. 발효기간이 앞당겨졌다는 것은 효모가 당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수돗물에서 효모가 운동하는 여건보다 약산샘물에서 효모가 운동하는 여건이 배 이상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또한 수돗물에서는 효모가 당을 다 못 먹고 소멸해버리지만, 약산샘물에서는 다 먹는다는 이야기이다. 최대한으로 효모가 먹이감을 먹고 쌀 껍질만 남겨놓아 찌꺼기가 많이 줄어들어 술 생산량도 10% 정도 증가했다.
술맛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이상이라고 말하는 김대표는 앞으로 계속해서 약산샘물을 사용할 예정이다.

최소한 술에 관해서는 명인소리는 한 번 들어보고 싶다는 김 대표는 술을 모르면 안 되기에 다양한 방법과 재료들을 혼합하여 여러 가지 오서주를 만들어 보고 있다. 흑미, 현미, 국화, 칡, 동충하초, 송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새로운 술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전통주 사업의 부활을 위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슬로우 푸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젊은이들이 전통주의 깊은 맛을 보게 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후각과 미각을 사로잡는 것은 결국 진실함에서 우러나온 느린 발효의 미학이 아닐까?
가양주 오서주를 만드는 김 대표의 노력으로 전통주가 다시 우리 생활에 더 바짝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태령주조장 ‘오서주’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로238번길 12
010-6811-7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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