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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멸치에게조차 부끄러워라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승인 2018.11.29 10:33
  • 호수 2

어느 날 나는 방송에서 바다 속 멸치의 군무를 보았다. 가창오리 떼들이 무리지어 춤을 추듯, 멸치들은 작고 초라한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무리지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프랑크톤을 먹는 먹이사슬 최하위의 해양 동물로 우리들이 하찮게 여기는 멸치조차도 화합하여 생존하는 법을 아는데, 왜 우리 인간들은 왜 서로 사랑하고 상생하지 못하는 것일까?.

미생물을 직접 보기위해서 현미경을 하나 구입했다. 전통재래방식으로 담은 간장, 된장과 직접 발효시킨 술과 식초 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들이 조화롭게 상생하고 있었지만, 공장에서 만들어진 장 속에는 아무런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았다. 물론 살균 처리하였다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심지어 발효가 진행되다 살균되었다면 존재해야 할 효소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런 형편없는 식품을 먹거리라 부르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이런 것을 먹는 일은 생명현상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이는 일이 아닌가!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어리석기는 어떤 미물보다 어리석고 사악하기는 어떤 악마보다 사악하여 나란 존재가 인간이란 사실이 때때로 부끄럽고, 초라하고 괴로울 때가 있다.

멸치에게 부끄럽고, 작은 들풀에게도 부끄러우며, 내 속에 함께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들에게도 미안해진다. 모르고 먹고, 알고 먹는 수많은 소독 살균 항생제들이 나와의 동반자인 작은 생명체들을 죽이는 전쟁과 자살행위를 언제나 멈출 수 있단 말인가!

작은 편리함을 쫒아서 내 속에 독을 쏟아 붓는 어리석은 생활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어 되돌려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위기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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