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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미생물의 삶과 죽음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승인 2018.11.29 14:11
  • 호수 2

어느 날 어린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엉엉 울고 있었다. 할머니가 죽었듯 엄마도 언젠가는 죽고 자기 또한 죽는 존재라는 것을 배운 것이다. 소중한 엄마가 죽는다는 건 엄마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어린 아이에겐 끔찍한 일이고, 한창 재미있게 뛰어노는 나이에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견딜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과연 인간은 영생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미생물의 삶과 죽음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인간과 미생물의 구조적 차이
동식물의 가장 작은 단위는 세포이다. 세포에는 통상 핵이 있고 세포막으로 둘러 쌓여있다. 이런 작은 단위의 세포들이 모여 동물과 식물을 만드는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작은 생명체인 미생물은 이런 질서를 벗어나서, 짚신벌레, 아메바처럼 단 하나의 세포로 이뤄진    단세포도 있고, 아예 핵이 존재하지 않는 원핵 미생물도 존재한다. 유전물질인 DNA와 RNA는 있지만 세포막도 없는 바이러스도 존재한다.

별도의 게놈(유전체)을 소유한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
인간의 에너지 생산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는 인간의 일부이지만, 인간의 다른 세포와는 별도의 게놈을 가진 생명체이다. 인간의 ‘미토콘드리아’가 인간과 공생을 선택하였듯, 식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광합성을 하는 ‘엽록체’ 역시 식물자체와는 다른 게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반자율 세포소기관’이라 부르는 데, 이들의 특성은 박테리아를 닮았다.

1967년 마굴리스 교수는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다른 세포소기관과 달리 잡아먹힌 생명체 속에서 살아남아 영구적 공생관계를 형성한다는 세포공생설을 주장했을 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중요한 과학적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감수분열과 체세포분열의 차이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하여 성장하여 출생하는 것으로, 정자와 난자 세포는 감수분열이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생명체의 세포분열에는 감수분열과 체세포분열이란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감수분열이란 다른 말로 생식세포분열이라고 하는데,
인간의 경우처럼 정자와 난자가 생성되었을 때 각각의 세포 안에는 염색체수가 절반이 되어 결국 정자와 난자가 만나 엄마와 같은 온전한 염색체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현미경을 통해 아메바 같은 단세포 생명체의 분열을 살펴보면 마치 떡을 둘로 갈라내듯 두 개로 나눠지고, 또 다시 나눠지는 반복을 통해 같은 모양의 생명이 만들어진다. 이런 체세포분열은 생식세포 분열과는 달리 분열하는 횟수와 만들어지는 세포의 수가 다르고, 새로운 세포 안에 염색체 수가 모체와 같은 것이 특징이다.

감수분열이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다
복제되어 만들어진 세포가 똑같은 미생물의 경우는 그 원래의 모습과 거의 유사한 형태를 지니는 데 유리했다면, 워낙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가 100조라는 거대한 집단으로 지구상에 존재했던 천억 명의 인구 중 누구도 똑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인간이 없었던 것은 바로 감수분열로 인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병원균의 빠른 진화를 따라잡기 위하여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이  감수분열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과 미생물의 삶과 죽음의 차이
생명체의 본질은 생존이다. 영속적인 생존을 위해 미생물은 분열을 통해 계속적으로 자신과 같은 존재를 만들어 내고, 인간은 후세를 낳아 길러 자신은 죽어도 영원히 지구상에 살아남아 존재하도록 진화되어 온 것이다. 미생물에게 수명과 죽음이란 어찌 보면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불 수 있다.

염색체 끝에 붙은 텔레미어가 세포분열이 끝나면 결국 늙어 죽는다고 한다면 미생물은 DNA가 원형으로 생겨 분열로 DNA가 짧아지거나 세포분열이 중단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양과 적절한 환경만 있다면 영생불멸의 존재가 곧 미생물이다. 인간과 미생물의 차이가 바로 세포분열의 중단이라면 말이다.

인간이란 생명체는 자신의 존재를 영속시키는 방법을 미생물과 달리 찾았고, 단세포인 미생물과는 달리 세포수가 많은 자신의 영원한 생존을 위해서 세대를 거쳐 영속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영생의 방식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경우 후세를 만들 때 분열이라고 하지 않고, 탄생이라고 이야기한다. 감소분열 방식을 통해 같은 부모가 낳은 아이라 해도 다른 다양성을 지닌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생물은 다르다. 단지 분열하기에 원래의 형질이 그대로 쪼개져 분화되는 것이다. 그런 차이 때문에 당연히 죽음에 대한 방식과 영생의 방식도 다른 것이다.

죽음의 공포로 두려워하는 아들에게 나는 물었다. “너는 누구를 닮았지?” 아빠를 쏙 빼닮은 아들은 자기는 엄마를 닮았다고 대답했다. 그럼 엄마는 당연히 할머니를 닮았고, 할머니의 할머니를 통해 너에게까지 그렇게 소중한 것을 네 속에 남기면서, 그렇게 우리는 영원히 함께 산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네 속에 엄마도 있고, 할머니도 있고, 네가 아이를 낳는다면 그 속에는 할머니에서 엄마, 너까지 모두 그렇게 함께 영원히 같이 하는 거야.”

첨단과학 바이오산업의 발달과 줄기세포의 활용으로 노화방지와 건강장수를 향해 인간은 하루가 다르게 달려가고 있다. 장기이식은 물론 장기이식용 돼지를 키우는 단계까지 왔고, 인간의 세포를 복제하여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는 단계까지 왔다. 유전자가위로 원하는 않는 유전자를 삭제해버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인류의 진화는 미생물과는 다른 방식을 택하여 왔듯이 무리한 과욕은 재앙을 부를 것이다. 건강장수를 누린다 해도 언젠간 한계가 올 것이다. 유한한 인생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살고 멋지게 떠날 수 있는가에 대한 연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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