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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커피 커피 *(*

기사승인 : 2019-11-19 15:53 기자 : 김심철



나는 커피가 흔하지않던 시절에
미군부대에서 나온 깡통원두가루 커피를 마셨다.
당시 권력층의 친척 덕분에 엄마는
자주 버터며, 깡통원두가루커피 등
일반인이 접해보지않은 음식물을 가져오셨다.

엄마는 커피중독증 수준이었다.
밥은 굶어도 맥스웰커피는 구멍가게 만물상에
외상장부에 적어놓고 사오는 제1호 목록이었다.

그런 엄마 덕에 나도 일찍 커피를 배웠다.
자다가 새벽에 잠이 깨면 머리맡에 둔
보온병 속 커피를 마시고 다시 점들 정도였다.

그런데 나중에는 카페인에 예민해져서
커피를 마시면 소화도 안되고
잠도 못자고 속이 울렁거렸다. 

세월이 지나 엄마도 떠나시고
나는 우연치않게 커피전문점이 유행하던
1990년 초에 커피전문점 체인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은행 부행장이던 남편소유의 대학가 앞 상점에
체인본사 사무실과 함께 일호점을 준비했는데,
이름은 베이글 하우스였다.

당시에 베이글 빵이 아직 한국에 선보이기 전이라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가족을 통해
베이글 냉동빵을 구매하였다.

그러나 체인본사는 남편의 의처증으로 그만두고
결국 샘플로 만들었던 베이글 하우스 지사 하나만 남아
뉴질랜드로 떠나기 전까지 5년 정도 운영했었다.

대학가의 특성상 방학은 비수기였다.
게다가 커페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그나마 적은 학생손님을 나눠먹기식이 되니
장사가 안되었다. 그나마 나는 내 건물이니
월세를 안내는데도 남는게 없었다.

그 때 나는 내 속에 그런 승부욕이 있는 줄 처음알았다.
커피를 990원으로 파격적으로 내렸다.
다른 점포는 3000원 정도였던 커피를
나 혼자 파격적으로 내리고
당시 강남쪽에서나 시작한 헤이즐넛 등의
향프림도 제공했다.

향프림 회사와 담판을 해서
구입량은 적지만 대학가에 보급하는 일은
차후에 예비구매자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너희 사업에 도움이 되니 도와달라고 큰소리를 쳐서
싸게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다 뉴질랜드를 거쳐 호주에서 만 7년을 살게되었다.
호주 골드코스트에 살때
학부형이자 친구였던 크리스와 이반 부부는
브리스벤 산위 이글하이츠라는 곳에 살았다.

거기에서 아보카도도 기르고
커피도 자신들이 마실만큼 재배하고 있었는데
첫 커피를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 커피는 정말 순하고 향기롭고 매혹적이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도 좋고 커피문화도 잘 발달되어서
항상 카페테리아에서 행복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커피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순전히 남편때문이었다.
남편은 나이가 많은 자신이 언젠가 은행을 그만두면
무엇이라도 생계를위해  벌어야하는데
어린 아내를 시키기에는
식품업이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나를 연습시키려고 했던 거다.

그러나 결과는 젊은 사람과 동업을 시켜놓고
불안해 안달이 나서 매일 저녁이면
있지도 않은 일로 다툼이 늘어났다.

당시 몇백만원이나 하는 초기 핸드폰은
지하로 내려가면 거의 불통이었는데
나에게 준 핸드폰이 터지지않으면
별의별 상상을 다하고 상상으로 인해 
싸움이 그치지않았다. 
나쁜 상상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첩경이고
불신의 시작이 된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남편이 불신하니 정말 기가 막혔다.
그런 세월을 살면서 많이 억울했고 급기야는
자살의 유혹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니 함께 사는 남편도 불행하고
아들도 불행할 수 밖에 없었다. 

커피는 그렇게 나의 인생의 중요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는 단어가 되었다.

그러다 올해 나는 다시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
커피사업이라봤자
작은 커피회사에 약산물을 공급하여
우리만의 제품을 OEM으로 만들어 제공받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홍보가 안되다보니
아직까지는 거의 우리 사무실에서 마시는 것이 대부분이다.

커피는 향을 마시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커피의 향은
내가 좋아하는 장미향처럼 매력적이다.
입으로 마시는 커피는 쓰기도 하고 떫기도 하며,
시끔털털하고, 구수한 맛이 나지만
코로 마시는 커피향은 정말 일품이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향으로만 마시는 커피를
상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커피매니아가 늘어나고부터
더치커피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커피 중에서도 더치커피는
커피의 카페인은 거의 빼버리고
커피의 향만을 남긴 그야말로
나와 궁합이 맞는 커피라고 생각한다.

내가 간혹 커피콩을 씹어먹기도 하는데,
커피가 물에 녹아내리면서 나온성분들이 산패되기도 한다.
커피를 취급하고 관심을 갖으면서
30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고
커피 속에도 다른 음식재료처럼
농약이 가득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었다.

로스팅이란 과정에서 아주 일부만 농약이 태워지고
대부분은 농축되어 우리 입으로 들어가고
심지어 많은 불량커피가 곰팡이 핀 상태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알면서도 마신다.

그래서 커피가 명실공히 약이 되고
기호식품이 되려면
커피의 농약부터 제거되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생산지의 커피 종류가 중요한 것은
차후의 문제고 기호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제일 좋은 물로
제일 안전한 커피콩으로
카페인이 대부분 제거된 멋진 커피를 만들었다.

남들이 알아주지않아도 좋은 건
결국 인정받게 된다고 믿는다.
오늘도 약산더치커피는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향은 제일 먼저 뇌를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어떤 향을 내 뇌에 삽입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지만
제발 커페매니아 천국인 한국의 커피매니아들이
제대로 알고 즐기는 세상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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