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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육종한 여왕벌로 로열젤리 수출길 열다!

기사승인 : 2011-10-01 08:11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아카시아나무 등의 밀원식물 감소와 이상기후 현상으로 위기에 처한 양봉산업에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는 이가 있다. 7년간 울릉도에서 고품질 로열젤리를 생산하는 여왕벌을 연구, 우량종 개발에 성공한 경북양봉연구회 신창윤(60)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월, 온전한 개인의 힘으로 고품질 로열젤리 90kg을 일본에 첫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40년간 양봉 하나에 전념하며 쌓아온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내 처음으로 우수여왕벌 육종
“국내에서는 여왕벌과 수벌의 계속된 근친교미로 산란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벌꿀과 로열젤리의 생산량이 적고 품질도 저하될 수밖에 없었지요.”

신창윤 회장은 여왕벌의 근친교미를 막기 위해 울릉도의 높은 산악지역에서 7년간 실험을 거듭했다. 육종장 하나 없는 열악한 현실로 개인 육종가가 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준 양봉이기에 ‘여왕벌 육종’ 또한 자신의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노란 스티커가 붙은 우수여왕벌의 활동 모습.

처녀 여왕벌은 정오에서 오후 3시 사이에 공중 100m 상공으로 올라가 가장 높이 올라온 수벌과 교미를 한다. 이때 반경 8km 이내에 같은 벌집의 수벌이 없어야 근친교미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 신 회장이 육지와 떨어진 섬에서 실험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왕벌의 품종이 중요한 이유는 벌꿀을 수집하는 특성, 로열젤리와 벌꿀의 수밀력 등이 모두 유전적 형질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꿀벌의 먹이를 제공하는 밀원식물이 풍부하고, 봉군관리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여왕벌이 우수한 형질을 물려주지 못하면 벌꿀, 로얄제리 등의 양봉산물을 다량으로 획득할 수 없다.
단백질 및 각종 비타민의 함유량이 높아 고가의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로열젤리는 일벌이 유충을 기를 때 인두선에서 분비하는 물질이다. 일반 유충에게는 3일 동안만 공급되며, 여왕벌이 될 유충에게는 3일 이상 공급해 일벌에 비해 크기도 크고 수명도 긴 여왕벌이 되도록 만든다. 여왕벌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먹는 로열젤리는 담황색의 액체로 새콤하면서 톡 쏘는 맛이 나고, 특이한 향을 지니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대구대학교와 협력해 우수여왕벌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한 결과, 100봉군(벌통)당 165g의 로열젤리를 얻어 대조군인 일반 여왕벌(61g)보다 170% 증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우수여왕벌은 1900년대 국내에 들어온 서양벌 중 가장 널리 보급돼 있는 이탈리안 종과 카니올란 종의 교잡종이었다. 산란력이 좋아 일반 여왕벌보다 알을 한번 더 낳기 때문에 풍부한 로열젤리의 생산이 가능하다. 

   
로열젤리를 채집하는 왕안과 50g의 로열젤리가 들어있는 통.

 

“벌 자체는 수출과 수입이 안 되기 때문에 여왕벌의 육종은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중국만 해도 4개의 육종장이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막혀있던 로열젤리 판로를 수출로 개척

일본 양봉학계에서 유명한 후지와라 교수가 신 회장의 인터넷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해 온 것이 로열젤리 수출의 신호탄이었다. 교수는 신 회장이 생산하는 로열젤리를 자국으로 수입하고 싶으며, 자신이 아직까지 못해 본 여왕벌 육종을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해 왔다. 
신 회장은 흔쾌히 수락했고 지난해 12월, 5번의 까다로운 검사를 거친 후 70kg의 로열젤리를 시범적으로 수출했다. 꿀벌이 많지 않은 일본에서는 중국산 로열젤리를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 후지와라 교수는 “한국산 로열젤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국산 로열젤리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올해는 300kg의 물량을 가계약했으나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90kg을 3000여만원에 수출한 상태다. 
 

   
우수여왕벌 품종으로 생산한 로열젤리가 왕안에 가득 차있다. 각 구멍에서 병으로 옮기는 수작업으로 로열젤리제품이 완성된다.

 

“당시 50g에 1만5천원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거래했어요. 그런데 일본에서 필요한 수요량은 600t 정도라고 하더군요. 수요가 높은 만큼 앞으로는 가격을 올려 수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로열젤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우수여왕벌을 육종했으나, 왕안에 있는 로열젤리를 병으로 옮기는 수작업에 동원할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양봉장이 위치한 경북 상주시 내서면 능암리에서는 신 회장이 두번째로 젊은 축에 속할 정도로 젊은 인력이 없는 탓이다. 
로열젤리의 채집은 4월부터 10월까지 가능하다. 왕안의 각 구멍에 알을 하나씩 옮겨넣고, 벌통 안에 있던 여왕벌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후 왕안을 넣으면 일벌들은 여왕벌이 없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여왕벌을 키우기 위해 많은 양의 로열젤리를 생산해낸다. 72시간이 지나면 왕안에 로열젤리가 가득 차게 되며 이것을 병에 옮기면 왕안 한 개당 25g의 로열젤리를 얻을 수 있다. 채집한 로열젤리는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냉동보관해야 한다.

 

로열젤리ㆍ봉독 주수입, 벌꿀은 부수입

   
색이 진한 꿀은 잡화꿀, 연한 꿀은 아카시아꿀이다. 밤꿀은 잡화꿀보다 더 진한 색을 띠며 향도 더 강하다.

 

지난 1970년 4월, 몸에 이상이 생겨 휴양을 하던 중 양봉을 접하게 됐다는 신창윤 회장. 밑천도 얼마 들지 않고 수월한 작업에다 무엇보다 공기 좋은 산자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양봉을 시작해 현재는 200봉군 규모의 양봉장을 꾸려가고 있다. 2004년 밀원식물의 90%의 이상을 차지하는 아카시아나무의 잎이 조기에 낙엽되는 ‘황화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한다.
무단벌목과 황화현상 등으로 아카시아나무가 급감하자 4만5천가구(2002년)에 이르던 양봉농가는 현재 3만5천가구로 현저히 줄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평균기온이 오르면서 지역마다 아카시아꽃의 개화시기에 차이가 거의 없어 이동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식약청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의하면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나무의 수액, 꽃의 암수술에서 모은 화분과 꿀벌 자신의 분비물을 이용하여 만든 물질’이며, 항균작용이 뛰어나 염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사실 아카시아꿀은 그렇게 좋은 꿀이 아니에요. 좋은 꿀일수록 색이 진한데, 밤꿀의 색이 가장 진하죠. 그러나 화학농약 사용으로 밤꿀을 뜨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밤꿀 뿐만이 아니라 다른 꿀도 마찬가지죠.”

5월에는 아카시아꿀을, 6월에는 잡화꿀을 뜨고 있긴 하지만 신 회장에게 벌꿀은 주수입원이 아니다. 주수입원은 로열젤리와 봉독이다. 봉독은 꿀벌의 독소로 천연항생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1년에 100봉군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정부에서 무항생제 가축 사육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때 봉독이 꼭 필요합니다. 유방암에 걸린 한우는 봉독 2방이면 완치되는 정도이기 때문에 축산과 양봉을 연계한다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신 회장은 봉독의 수요가 커지는 날이 올 때를 대비해 재고를 넉넉하게 두고 있단다. 양봉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40년 세월이 늘 벌꿀처럼 달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벌이 있는 한, 꽃이 핀 나무는 열매를 맺을 것이고, 신 회장의 ‘열매’도 끊임없이 열릴 것이다.


 

사진ㆍ김신근 글ㆍ이경아 
문의: 울릉도 허니(꿀) 하우스(http://blog.daum.net/scy103)
011-507-4240

이경아 기자  kyunga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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